
주영한국문화원(원장 선승혜)은 지난 14일 APEC 정상회의 개최지인 경주의 대표 문화유산을 가상현실(VR) 기술로 재해석한 디지털 융합 플랫폼 ‘K-Art Lab’을 새롭게 오픈했다.

이번 개관은 전통과 기술의 융합을 통해 한국 문화유산의 미래형 해석 모델을 전 세계에 제시하는 시도로, 특히 2025 APEC 정상회의를 앞두고 영국 현지에서 선보이는 한국 소프트파워의 전략적 발표 무대로 의미를 더한다.
주영국대한민국대사관의 문화외교 한국주간 ‘새로운 미래의 지속가능한 한류와 문화유산’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진행했다.
선승혜 원장은 “한국이 주최하는 APEC 정상회의의 정신을 디지털 문화유산을 통해 세계와 공유할 수 있게 되어 뜻깊다”며 “K-Art Lab은 한국미학의 정수와 첨단기술이 만나는 지점에서 디지털 소프트파워로 문화강국으로 가는 길을 보여줄 것”이라고 밝혔다.
K-Art Lab의 첫 기획전 ‘Time Scape’는 국립중앙박물관, 문화유산기술연구소 등과의 협업으로 한국의 대표 문화유산을 실감형 콘텐츠로 재해석한 시리즈를 중심으로 구성됐다. 경주의 ‘서라벌 1000’, ‘석굴암’, ‘감은사지’ 등을 테마로 한 VR 콘텐츠는 영국 시민들에게 한국 고대도시의 미의식과 우주관, 한국 미학을 몰입형 체험으로 전달한다.

‘석굴암: 하나는 모두, 모두는 하나’는 시간의 문, 홍문을 지나 황룡사와 서라벌을 거쳐 석굴암 내부로 이어지는 여정을 담고 있다. 해체된 석재가 계절과 빛, 소리와 함께 원래의 자리를 찾아가는 디지털 구성은 존재의 본질을 상징적으로 구현하며, 마지막 장면의 본존불은 ‘우주의 중심’으로 자리 잡는다. 삽입된 화엄경 구절 “하나는 모두, 모두는 하나(일즉다, 다즉일)”은 작품의 한국미학의 포용적 메시지를 강조한다.
‘VR 반가사유상: 하나의 달, 천개의 강’은 두 점의 반가사유상과 AI가 창작한 시를 통해 관람객을 고요한 사유의 세계로 이끈다. 국립중앙박물관의 ‘사유의 방’을 모티브로 한 이 콘텐츠는 물, 빛, 우주를 상징하는 공간 디자인을 통해 감성적 몰입을 유도한다.

국립중앙박물관과 협력한 ‘VR 감은사 사리장엄구’, ‘VR 청자에 담긴 세상’은 게임형 인터랙션 방식을 도입하여, 관람객이 고려청자와 불교미술을 직접 조작하며 감상할 수 있게 했다.
회화 속 세계를 VR로 구현한 ‘왕의 행차, 백성과 함께하다’, ‘강산무진도’, ‘금강산에 오르다’는 조선의 역사와 사유를 감각적으로 체험하는 시공간의 예술여행을 선사한다.
한국문화정보원과 협업한 콘텐츠에서는 조선 무예 24기 체험, 수원화성과 제주목 관아의 360도 탐방이 가능하며, 스토리텔링 기반의 콘텐츠가 관람객의 자발적 참여를 이끌어냈다.

K-Art Lab은 ‘Time Scape(시간의 풍경)’을 주제로, 전통예술과 첨단기술이 결합된 디지털 융복합 플랫폼이다.
문화원은 K-Art Lab을 통해 한국의 전통이 지닌 미의식과 세계관을 글로벌 관객과 공유 가능한 실감형 콘텐츠로 전환하고 있으며, 이번 경주 VR 콘텐츠는 지구 어디서든 체험 가능한 미래형 문화유산 모델로 주목받고 있다.
문화원은 앞으로도 K-Art Lab을 중심으로 시대와 기술의 흐름에 맞춘 실험적 콘텐츠를 지속적으로 확장해 나가며, 21세기형 문화외교 플랫폼으로 성장시켜 나갈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