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양문학

신경림 시인의 시와 삶(2)

신경림 시인의 시와 삶(2)

신경림 시인(본명 신응식)이 지난 22일 별세했다. 내가 신경림 시인을 처음 뵌 것은 1997년 <샘이깊은물> 편집부장 시절 ‘그이의 사는 법’이라는 열 두 페이지짜리 인터뷰 때이다. 시인과 이틀 동안 작가회의와 남한강 등을 동행 취재했고, 이후 <여성동아> 시인탐방과 <오크노> ‘참지성인을 찾아서’ 기획 인터뷰를 더했다. 시인은 이성부 시인과 섬문
박상건 기자 2024-05-26 10:58:17
신경림 시인의 시와 삶(1)

신경림 시인의 시와 삶(1)

신경림 시인(본명 신응식)이 지난 22일 별세했다. 내가 신경림 시인을 처음 뵌 것은 1997년 <샘이깊은물> 편집부장 시절 ‘그이의 사는 법’이라는 열 두 페이지짜리 인터뷰 때이다. 시인과 이틀 동안 작가회의와 남한강 등을 동행 취재했고, 이후 <여성동아> 시인탐방과 <오크노> ‘참지성인을 찾아서’ 기획 인터뷰를 더했다. 시인은 이성부 시인과 섬문
박상건 기자 2024-05-23 15:08:37
[김충호 화백의 화폭의 섬] (7) 푸른 하늘, 푸른 잎의 미학

[김충호 화백의 화폭의 섬] (7) 푸른 하늘, 푸른 잎의 미학

봄이 왔다. 푸른 하늘이 열리는 청명을 지나 본격적인 농경이 시작되는 곡우를 앞두고 봄비가 내렸다. 농어촌 들녘마다 새싹이 무럭무럭 자라나 올 농사는 풍년이었으면 좋겠다. 고향 담벼락 위로 살며시 얼굴을 내미는 푸른 잎과 소담한 꽃송이 앞에서 미소를 짓는다. 꽃이 아름다운 것은, 푸른 하늘의 여백 때문이다. 오늘은 봄바람 넉넉하게 맞으면서 풋풋한 꽃향기가 나부끼
김충호 기자 2022-04-14 11:22:57
쓸쓸한 날엔 더욱 쓸쓸한 섬으로 가자

쓸쓸한 날엔 더욱 쓸쓸한 섬으로 가자

어느새 가을이 가고 그해 겨울이었다. 대기는 차가웠고, 차가운 대기로 가득 차 있는 광주에서의 날들은 여전히 내게 쓸쓸했다. 어디 섬으로라도 훌쩍 떠났다가 돌아오고 싶었다. 그런 마음으로 마악 겨울방학을 맞이할 즈음이었다. 몇몇 학생들이 내게 1박 2일의 국내여행을 제안했다. 일주일에 한 차례씩 모여 나와 따로 공부를 해온 학생들이었다. 학생들이라고는 하지만 나이
박상건 기자 2021-08-26 08:41:16
천북 굴구이집을 찾아서

천북 굴구이집을 찾아서

코로나가 언제쯤 끝날까? 마음껏 사람을 만나고 먹거리를 찾아 나설 수 없는 이즈음이기에 굴구이의 추억은 더욱 그립고 강렬하다. 그날, 평소 가까이 지내던 사람들과 바람이나 쐬자며 충남 보령시 천북면에 있는 ‘굴구이집’을 찾았다. 정월 대보름을 갓 넘긴 날씨는 바람을 데불고 와서 춥기도 했지만 우리 나들이는 마냥 즐겁고 신이 났다. 서산을 출발해 홍성군 남
박상건 기자 2021-08-04 09:17:53
벽랑국, 그 뱃길을 찾아서(1)

벽랑국, 그 뱃길을 찾아서(1)

탐라국은 고·양·부 삼을나가 벽랑국 세 공주와 혼인하면서 탄생했다. 삼성신화 속 ‘벽랑국’의 궤적을 쫓아 그 명칭이 실재함을 밝혔던 채바다 고대항해탐험연구소장이 ‘벽랑국’의 실체를 찾는 기획물 ‘벽랑국, 그 뱃길을 찾아서’를 모두 6회 연재한다. 채소장은 고대 문화이동의 통로인 뱃길 탐사에 관심을 두고 1996년부터 한·일간 제주
박상건 기자 2021-08-02 10:30:12
문학이 숨 쉬는 박경리기념관 유채꽃 만발

문학이 숨 쉬는 박경리기념관 유채꽃 만발

문학이 살 숨 쉬는 통영시 산양읍 박경리기념관에 봄맞이 문학꽃길이 조성됐다. 이 꽃길은 지난해 10월 박경리기념관 후원에 유채꽃과 청보리 등 씨앗을 뿌렸고 이번 봄을 맞아 꽃이 핀 것이다. 산양읍은 박경리기념관 후원에 장기간 휴경 중인 대지 5412㎡(1636평)를 새로운 관광거리로 조성해, 여행객과 주민들에게 쾌적한 경관과 아름다운 볼거리를 제공해 꽃길조성을 추진했
박월선 기자 2021-04-22 10:29:54
[맛 기행] 군산 장자도 가는 길(4)

[맛 기행] 군산 장자도 가는 길(4)

찜통더위가 모든 것들에 대한 열정과 의욕을 꺾고 있는 이 여름에 이 대가족들의 만남이 문득 대단하게 느껴졌다. 넓은 들판에서 가족들이 함께 농사를 짓고 함께 먹었던 음식들, 그리고 그 시간들은 모두 정으로 똘똘 뭉쳐서 나이가 들수록 그리워지는 것이 아닐까? 애정 표현이 서툰 친정 큰오빠가 “이서방이 밴댕이 젓갈을 좋아해서……장날 사두었다.”하면
박월선 기자 2021-04-14 09:45:29
[맛 기행] 군산 장자도 가는 길(3)

[맛 기행] 군산 장자도 가는 길(3)

바다가 가끔 그리운 것처럼 바지락 칼국수도 비오는 날은 더 그립고 생각난다. 음식을 맛나게 먹는 것도 좋지만 그 음식과 함께 했던 장소, 시간, 사람들이 함께 추억된다. 지금은 저 세상으로 가신 시어머님이 생각난다. 나는 시어머님이 만들어주신 음식을 좋아했다. 시어머님은 음식을 먹기보다 만들어서 나눠주는 일을 더 좋아했다. 처음에는 자꾸 먹을 것을 만들어 놓았으니
박월선 기자 2021-03-12 08:45:48
[맛 기행] 군산 장자도 가는 길(2)

[맛 기행] 군산 장자도 가는 길(2)

전망 좋은 위치마다 펜션들이 화려한 자태를 뽐낸다. 저 곳에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찾아오고 또 얼마나 이 바다가 오염될까 염려되었다. 아직은 깨끗한 이 섬들이 편리한 도로와 다리가 연결되고 많은 사람들이 찾아오겠지. 이 섬에 살던 사람들은 외로움은 조금 덜하겠지. 그러나 섬은 점점 병들어가겠지. 뭐 이런 생각들을 해보았다. 오랫동안 시댁 가족들과 함께 먹었던 바
박월선 기자 2021-01-29 09:13:52
[화제의 시집] 영랑의 고향 강진여류시인 향토적 남도 노래하다

[화제의 시집] 영랑의 고향 강진여류시인 향토적 남도 노래하다

이수희 시인의 다섯 번째 시집 「울음 단추」가 고요아침에서 출간했다. 52편의 풋풋한 농어촌 소재를 중심으로 작품을 엮어낸 이 시집은 어머니와 자식을 둔 인생 고갯마루에 선 시인이 뒤안길과 이녁의 쓰디쓴 삶의 흔적들이 눈발처럼 사라진 여백의 공간에서 자유과 허무 혹은 외로움의 체험기를 진솔하게 그려낸 시편들이다. 어릴 적 긴긴 밤 방 윗목에서 석화 까고 바지락
박상건 기자 2021-01-20 12:14:05
[수필가가 본 시의 세상] 꿈꾸는 격렬비열도/박상건

[수필가가 본 시의 세상] 꿈꾸는 격렬비열도/박상건

<詩境의 아침> 꿈꾸는 격렬비열도/박상건 망망대해 그 너머/ 연사흘 흰 거품 물고 칠천만 년 꾹꾹 눌러 둔 고독이// 마침내 폭발하더니만, 깊고 깊어 푸른 그 그리움 더 어쩌지 못하고 파도소리 뜨겁게 퍼 올려/ 등대 불빛을 밝히는 서해 끝 섬// 온몸 뒤틀며 태어난 기억/ 파도소리 홰칠 때마다 귓전에 여전한데 두 눈 껌벅 껌벅/ 황소처럼 드러누워/ 또 무슨 꿈을 꾸는가// 대
박상건 기자 2020-11-17 17:29:23
[맛 기행] 군산 장자도 가는 길(1)

[맛 기행] 군산 장자도 가는 길(1)

최근 장자도로 가는 도로가 열렸다. 군산 비응도 입구 수산도매점은 한산했다. 새만금 방조제가 뚫리고 많은 사람들이 올 것을 기대했다. 수산도매점에도 사람들이 넘쳐날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지금의 상가 분위기는 한적하기만 하다. 새만금방조제를 지나서 야미도, 몽돌해변, 신시도, 고군산대교를 지나서 무녀도를 달렸다. 그 동안 바다에 둘러싸여 외롭게 견뎌냈을 시
박월선 기자 2020-10-19 10:20:00
[동화로 읽는 섬이야기] 비응도, 해당화 지다(5편)

[동화로 읽는 섬이야기] 비응도, 해당화 지다(5편)

할머니가 구급차에 실려 가자 방안에 덩그러니 보따리만 남았다. 나는 떨리는 손으로 보따리를 풀었다. 보따리 속에는 커다란 수건이 돌돌돌 말아져 있었다. 수건을 풀자 또르르 또 하나의 수건이 구르며 방바닥에 펴졌다. 그러더니 그 위에 아기저고리가 있었다. “어! 이게 뭐야?” 그때 아빠가 내 방문을 열었다. “배냇저고리구나. 아기 옷이지.” 아빠
박월선 기자 2020-10-11 09:02:30
[유배지 섬을 찾아서] 최익현, 정약전의 유배지 흑산도

[유배지 섬을 찾아서] 최익현, 정약전의 유배지 흑산도

목포항을 떠난 여객선이 다섯시간 남짓 달려와 머무는 곳. 배도 숨이 가빠 헐떡거리고, 배에 탄 사람들도 모두 기진맥진한 모습들이다. 전남 신안군 흑산면 흑산도. 목포에서 100여 킬로미터 쯤 떨어진 서남해의 외딴섬이다. 지금은 쾌속정으로 두 시간이면 닿을 수 있는 곳이지만, 120여 년 전 유배객 면암 최익현(1833 ~ 1906 勉菴 崔益鉉)은 물을 떠난지 꼭 7일만에 이 섬에 당도했
박상건 기자 2020-09-25 08:58:07
[동화로 읽는 섬이야기] 비응도, 해당화 지다(4편)

[동화로 읽는 섬이야기] 비응도, 해당화 지다(4편)

장난으로 시작한 호기심은 점점 짙어갔다. 이 번 기회에 명탐정 실력을 한 번 발휘하고 싶었다. 할머니는 갓난아기를 안 듯 보따리를 안고 우리를 앞질러 걸어가고 있었다. 엄마와 나는 바짝 뒤따라갔다. “왜, 보따리를 목욕탕까지 들고 왔을까?” “글쎄, 참 별스럽네.” 엄마는 알 수 없다는 표정을 지었다. 할머니의 보따리에 대한 집착은 계속되었다. 식사 때
박월선 기자 2020-09-23 14:14:28
[동화로 읽는 섬이야기] 비응도, 해당화 지다(3편)

[동화로 읽는 섬이야기] 비응도, 해당화 지다(3편)

장난으로 시작한 호기심은 점점 짙어갔다. 이 번 기회에 명탐정 실력을 한 번 발휘하고 싶었다. 할머니는 갓난아기를 안 듯 보따리를 안고 우리를 앞질러 걸어가고 있었다. 엄마와 나는 바짝 뒤따라갔다. “왜, 보따리를 목욕탕까지 들고 왔을까?” “글쎄, 참 별스럽네.” 엄마는 알 수 없다는 표정을 지었다. 할머니의 보따리에 대한 집착은 계속되었다. 식사
박월선 기자 2020-09-15 12:34:12
[유배지 섬을 찾아서] 고려시대 유배지 전남 진도

[유배지 섬을 찾아서] 고려시대 유배지 전남 진도

보배 진(珍)자에 섬 도(島). 진도는 그러니까 ‘보배섬’이라는 뜻이다. 과연 보배를 많이 지니고 있는 섬임에 틀림없다. 유명한 진돗개와 진도아리랑, 삼별초, 이순신장군의 명량대첩, 유배문화를 꽃피운 시ㆍ서ㆍ화의 고장, 바다가 갈라지는 모세의 기적. 이렇게 많은 보배들 때문에 진도는 꽤 유명세를 치르고 있으나, 막상 진도에 가보니 아직도 오염이 덜된 섬답게 포
박상건 기자 2020-09-03 15:35:21
[동화로 읽는 섬이야기] 비응도, 해당화 지다(2편)

[동화로 읽는 섬이야기] 비응도, 해당화 지다(2편)

다음 날에도, 할머니는 품속에 보따리를 안고 거실로 나왔다. 눈을 동그랗게 뜬 엄마의 눈과 내 눈이 마주쳤다. 엄마가 몸을 내 앞으로 기울이며 어깨를 으쓱 들었다. 영문을 모를 때 하는 몸짓이다. ‘저 속에 무엇이 들어있을까?’ 엄마를 따라 나도 어깨를 으쓱했다. 궁금했다. 말없이 앉아 있는 할머니를 흘낏 곁눈으로 보았다. “어머니 그렇게 앉아 계시지만 말고
박월선 기자 2020-09-01 09:57:16
[출판 여행] 송종찬 시인 ‘시베리아를 건너는 밤’ 출간

[출판 여행] 송종찬 시인 ‘시베리아를 건너는 밤’ 출간

존재의 근원적인 감각을 채집하면서 이 세계의 구원과 혁명의 가능성을 묻는 데 각별한 관심을 보여 온 송종찬 시인이 맛깔스러운 문장이 돋보인 산문집을 펴냈다. ‘시베리아를 건너는 밤’이라는 제목으로 삼인 출판사에서 펴낸 이 책은 첫 장부터 흡인력이 대단했다. 프롤로그에서 “안가강 위로 동이 떠오르며 새벽안개가 서서히 걷히기 시작했다. 창문을 여니
박상건 기자 2020-02-13 10:2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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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TV

마음에 걸림이 없고, 걸림이 없어  두려움이 없는 명상

마음에 걸림이 없고, 걸림이 없어 두려움이 없는 명상

마음에 걸림이 없고, 걸림이 없어서 두려움이 없는 마음, 그렇게 그물에 걸리지 않는 바람처럼 살고 싶은 것은 인지상정. 우리 사회 곳곳에서 감사와 배려, 겸손과 자비의 명상바람이 새 물결로 출렁출렁 물결치고 있다. 절에서
신경림, '갈대'

신경림, '갈대'

언제부턴가 갈대는 속으로 조용히 울고 있었다. 그런 어느 밤이었을 것이다. 갈대는 그의 온몸이 흔들리고 있는 것을 알았다. 바람도 달빛도 아닌 것, 갈대는 저를 흔드는 것이 제 조용한 울음인 것을 까맣게 몰랐다. - 산다
타인의 섬으로 여행을 떠나자

타인의 섬으로 여행을 떠나자

‘몰디브, 보라보라, 발리......’ 신문에서 자주 접하는 섬들이다. 이곳에는 무성한 야자수와 금가루 같은 백사장, 그리고 돈 많은 관광객이 있다. 여행사마다 다양하게 내어놓은 여행 일정들-‘환상의 섬 몰디브, 4박 5
그 섬에 다시 갈 수 있을까

그 섬에 다시 갈 수 있을까

아마추어 사진동호회의 총무, K의 전화를 받은 건 며칠 전이었다. 모처럼의 통화였지만 K의 목소리는 어제 만나 소주라도 나눈 사이처럼 정겨웠다. “형님, 날도 슬슬 풀리는데 주말에 섬 출사 한번 갑시다.” “섬 출사
(7) 떠나가고 싶은 배

(7) 떠나가고 싶은 배

코로나로 모두가 묶여 있은 세상. 떠나고 싶다. 묶인 일상을 풀고 더 넓은 바다로 떠나고 싶다. 저 저 배를 바라보면서 문득, 1930년 내 고향 강진의 시인 김영랑과 함께 시문학파로 활동한 박용철 시인의 ‘떠나가는 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