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군산군도 끝자락 말도 주민들이 찍은 필름 속 삶의 이야기

말도 주민사진전 ‘빛을 비추는 끝섬, 말도전’ 개최
한규택 기자 2025-07-16 17:49:34
섬을 대상으로 한 사진은 대개 섬과 그 주변 바다의 멋진 풍광을 담아낸다. 찰나의 순간을 포착한 카메라에 담긴 아름다움이 감상 포인트다. 하지만, 대부분 외지 관광객에 의해 촬영되는 이런 사진들과는 달리 섬 주민들이 직접 찍은 사진들은 섬에서의 삶이 가진 또 다른 측면을 보여준다. 이 사진들 속엔 단순히 눈에 보이는 것을 담아내는 것을 넘어 개인의 경험, 기억, 감정 등이 고스란히 배어있다.

섬 주민들이 찍은 사진들은 자신들의 삶과 경험 그리고 내면세계를 반영하고 투영한다. 카메라 앵글과 구도, 피사체의 노출과 색감은 그 자체로 섬에서의 그들의 삶을 보여주는 ‘거울’과도 같다. 

말도 주민사진전 전시작품, 박주현 <뒷모습>(사진=군산시 제공) 


섬 주민들이 사진 촬영부터 제목 선정까지 모든 과정에 직접 참여해서 자신들의 삶과 풍경을 생생하고 따뜻하게 기록한 특별한 사진 전시회가 열려서 화제다. 고군산군도의 끝자락, 바다와 하늘이 맞닿은 섬, 말도에서 주민 사진전이 열리고 있다.

군산시는 말도 수산물센터 식당과 말도 여객선 대기실에서 주민사진전 ‘빛을 비추는 끝섬, 말도전’이 상시 운영되고 있다고 10일 밝혔다.

이번 전시는 지난달 방축도에서 열린 ‘내 마음의 방파제, 방축도 사진전’에 이어 K-관광섬 주민참여 프로젝트의 하나로 개최되는 두 번째 섬 사진전이다. 

말도 주민사진전 전시작품 (사진=군산시 제공)


말도는 고군산군도의 끝에 자리한 작은 섬으로 ‘끝섬’이라고도 불린다. 고군산군도에서 가장 큰 등대로 37km 거리에서도 불빛이 보일 정도로 밝은 ‘말도 등대’가 유명하다. 또한 섬 곳곳에서 발견되는 말도 습곡구조는 국내에서도 희귀한 지질학적 형상으로 학술적·교육적 가치가 인정받어 천연기념물로 지정됐다. 

전시회에서는 말도의 풍경, 사람, 일상을 담은 110여 점의 필름 사진이 ▲일몰 ▲등대 ▲섬 풍경과 일상 총 세 가지 주제로 선보이고 있다. 

말도 주민사진전 전시작품, 박현순 <해변가 자주색 꽃>(사진=고군산섬잇길 인스타그램 제공)


특히 사진은 모두 말도 주민들이 직접 필름 카메라로 촬영했으며, 제목 또한 주민들이 직접 붙여서 주민의 시선으로 바라본 말도의 모습이 생생하게 담겼다.

전시 공간에 주민들이 직접 촬영한 사진으로 제작한 한정판 엽서를 배치한 것도 눈에 띈다. 주민들은 관람객들이 엽서를 통해 자신이 바라본 ‘말도의 빛’을 함께 느끼고 공감하길 바라고 있다.

말도 주민전시회 전시작품, 최은경 <반가움> (사진=고군산섬잇길 인스타그램 제공)


군산시 관계자는 “이번 사진전은 섬 주민 스스로가 기록자이자 예술가가 되어 자신들의 삶과 공간을 담아냈다.”라며, “섬사람들의 눈과 마음으로 담아낸 말 도의 매력이 관람객들에게 고스란히 전해지길 바란다.”라고 전했다.

한편 이번 전시는 방축도, 말도, 명도 등 고군산군도 내 K-관광섬 주민 주도형 사업의 일환으로, 각 섬의 독특한 삶과 정서를 기록하고 공유하는 주민 참여형 문화 콘텐츠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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