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은 80주년 광복절이다. 광복절은 35년 동안 나라 잃은 설움을 이겨내고 우리의 영토와 국권을 되찾은 감격적인 날이자 주권 수호와 국가 발전의 의지를 다지는 엄숙한 기념일이다. 이 뜻깊은 날에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나의 정체성과 주체적인 자아실현의 실천에 대해 숙고해 보는 것은 어떨까.
광복 80주년을 맞아 해양주권 수호의 상징이자 공동체 연대의 정신을 되새기는 행사가 열려 관심을 모았다.
합동 물질 시연 중 대형 태극기를 펼치는 퍼포먼스(사진=제주특별자치도 제공)
지난 8일 독도 몽돌해안에서 특별한 물질이 펼쳐졌다. 광복 80주년을 맞아 제주도와 울릉도 해녀들이 독도 앞바다에서 물질을 하며 독도 수호에 기여했던 제주 해녀의 발자취를 되짚는 ‘제주–울릉 해녀 독도 물질 시연’ 행사가 열린 것이다.
제주 해녀들과 독도의 인연은 광복 이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일제강점기인 1940년대부터 제주 해녀들은 독도 해역에서 물질을 해왔고, 광복 이후에는 더욱 적극적으로 독도를 삶의 터전으로 삼았다. 1950년대 들어 일본의 독도에 대한 영유권 주장이 계속되는 가운데, 울릉도 청년들이 조직한 독도의용수비대와 함께 실질적인 영토 수호에 나섰다. 당시 운영 자금 부족을 해결하기 위해 해녀들을 모집한 것이 제주 해녀들이 본격적으로 독도에 건너가게 된 계기가 되었다.
해양주권 수호의 상징인 독도 전경(사진=제주특별자치도 제공)
제주 해녀들이 채취한 값비싼 자연산 독도 미역과 전복 판매 수익은 수비대 운영비로 쓰였을 뿐만 아니라 이들의 일상적 어업 활동 자체가 독도에 대한 실효적 지배의 근거이자 영유권을 입증하는 가장 확실한 증거였다.
광복 80주년을 맞아 70여 년 전 조국 영토를 온몸으로 지켜낸 선배 해녀들의 정신을 계승해 제주도와 울릉도 해녀 10여 명이 독도 앞바다에서 물질을 선보였다. 해녀들은 숙련된 솜씨로 해산물을 채취하는 물질 시연을 벌이고, 바다 위에 대형 태극기를 펼치며 공동체 연대와 해양주권의 의지를 다졌다.
해녀 물질(사진=섬문화연구소DB)
물질 시연 후에는 독도 등대지기, 중앙119 소방관 등 독도 근무자 6명에게 제주해녀들이 정성껏 준비한 ‘제주해녀 밥상’이 전달됐다. 전통 바구니 차롱에는 홍합 주먹밥, 된장냉국, 소라꼬지, 돼대지적갈 등 ‘바다의 딸’ 해녀들이 평소 즐겨 먹던 음식이 정성스럽게 담겨 있었다. 과거 독도에서 고된 생활을 했던 해녀들이, 오늘날 그 자리를 지키는 이들에게 보내는 격려와 위로의 도시락이었다.
전통바구니 차롱에 정성스레 담긴 해녀밥상(사진=제주특별자치도 제공)
이번 행사는 제주특별자치도가 ‘광복 80주년, 그곳에 다시 서다’를 슬로건으로 독도 수호에 몸바쳐 온 제주해녀들의 숭고한 발자취를 되짚는 뜻깊은 해양문화교류행사의 일환으로 마련됐다.
제주-울릉 합동 해녀 물질 참여자들(사진=제주특별자치도 제공)
오영훈 지사는 “제주해녀는 총칼이 아닌 평화로운 물질로 독도 앞바다에 일본 순시선이 드나들던 시절에도 국가의 경계를 몸으로 지켜낸 진정한 영웅들”이라며 “광복 80주년을 맞아 이들의 숭고한 정신을 되새기고, 제주–경북 간 해양문화 연대를 더욱 깊이 있게 발전시켜 나가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