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도 소리 들으며 책 읽고 문화 체험하는 바다 위 ‘섬섬책방’

보령시, 여객선 ‘가자섬으로호’에서 간이도서관 ‘섬섬책방’ 운영
한규택 기자 2025-08-06 17:35:31
섬과 섬을 오가는 여객선이 움직이는 문화공간으로 탈바꿈하고 있다. 섬 주민과 관광객이 섬을 오가는 유일한 교통수단은 연안여객선이다. 그런데 이 여객선이 단순한 이동 수단을 넘어 책을 읽고 문화를 향유할 수 있는 공간으로 재탄생하고 있다.

망망대해를 가로지르며 파도 소리를 운율 삼아 넘기는 책장 속에 쌓여가는 소중한 양식과 특별한 문화 체험은 잊지 못할 기억으로 오래도록 간직되지 않을까.

섬섬책방을 운영중인 충남 보령의 여객선 '가자섬으로호'(사진=보령시 제공)


충청남도 보령시는 여객선 ‘가자섬으로호’에 간이도서관인 ‘섬섬책방’을 열고 탑승객에게 무료로 대여한다고 6일 밝혔다. ‘가자섬으로호’는 140분 정도 걸리는 대천항~삽시도(밤섬)~장고도~고대도~대천항 항로에서 하루 3차례 항해하는 연안여객선이다.

‘섬섬책방’은 섬과 섬을 잇는다는 의미를 담은 이름으로, 여객선 이용객들이 이동시간을 보다 의미 있게 보낼 수 있도록 마련된 새로운 문화공간이다.

도서관에는 아동·유아도서, 소설, 에세이, 실용서적 등 다양한 장르의 도서 100여 권이 비치됐다. 여객선 이용객들은 객실 내에서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다.

'가자섬으로호' 내에 설치된 간이도서관 '섬섬책방'(사진=보령시 제공)


앞서 한국해양교통안전공단은 지난 2023년 하반기부터 ▲군산-어청도 항로 ‘어청카훼리호’ ▲진도-서거차 항로의 ‘한림페리11호’ ▲녹동-거문도 항로 ‘평화페리11호’ ▲모슬포항 여객선터미널, ▲통영여객선터미널 등 5곳에 ‘해양안전문화쉼터 - 파도소리 도서관’을 설치, 운영 중이다. 

특히, 전북 군산시는 한국해양교통안전공단과 함께 지난해 5월 어청도에서 ‘북·어·콘(BOOK·어청도·콘서트)’ 행사를 열었다. 섬 주민과 여행객들에게 다양한 문화공간을 제공해서 문화 향유 기회를 확대하기 위해서다.

2024년 5월 어청카훼리호 '파도소리 도서관'에서 열린 북콘서트 (사진=한국해양교통안전공단 제공)

이번 ‘섬섬책방’ 운영도 여객선 이용객들에게 바다를 배경으로 한 새로운 독서 문화 경험을 제공하고, 보령시의 독특한 문화관광 콘텐츠로 자리매김할 것으로 전망된다.

보령시 관계자는 “섬과 육지를 오가는 여객선이 단순한 교통수단을 넘어 문화공간으로 거듭나게 되었다”며 “앞으로도 시민들과 관광객들의 문화향유 기회 확대를 위한 다양한 시책을 추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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