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해 지족해협 죽방렴 어업, 세계중요농업유산 등재

500년 이어온 우리 전통 어업방식의 세계적 가치 인정
한규택 기자 2025-07-15 17:47:29
500년 전통을 자랑하는 남해 지족해협의 ‘죽방렴 어업’이 세계중요농업유산에 이름을 올렸다. 

지난 9일 해양수산부는 경상남도 남해군 삼동면 지족해협의 죽방렴 어업이 세계식량농업기구(FAO)의 세계중요농업유산(GIAHS: Globally Important Agricultural Heritage Systems)으로 최종 등재됐다고 밝혔다. 

세계중요농업유산에 등재된 남해 지족해협 죽방렴 어업(사진=남해군 제공)


이번 등재는 2025년 7월 7일부터 8일까지 개최된 유엔식량농업기구(FAO) 세계중요농업유산 국제회의에서 공식적으로 결정된 사항으로, 세계적으로도 보존 가치가 높은 전통 어로 방식의 대표 사례인 ‘죽방렴어업’의 가치가 국제적으로 인정받은 것이다.

죽방렴(竹防簾)은 ‘물고기를 잡기 위하여 대나무로 엮은 발’을 가리키는 말이며, 흔히 대나무 어살(어사리)이라 부른다. 물살이 빠른 좁은 물목에 V자로 대나무 말뚝을 세우고 말뚝과 말뚝 사이를 발처럼 엮은 함정 어장을 설치하여 빠른 물살에 방향을 잃고 대나무 길 사이로 빨려 들어온 고기를 가두어 잡는 전통적 고기잡이 방식이자 장치(시설)이다.

남해 지족해협 죽방렴 경관(사진=남해군 제공)


원시적 어로 방식인 죽방렴은 현재 거의 사라졌지만 경상남도 남해군 창선면과 삼동면 사이의 지족해협 일원에서는 500년 넘게 죽방렴을 통한 고기잡이가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대나무와 참나무 등 자연 소재만을 사용하여 어구를 설치하고, 어획 시에도 그물이나 기계를 사용하지 않아 바다 생태계에 미치는 인위적 영향이 극히 적은 것으로 정평이 나 있다.또한, 죽방렴 어업은 멸치, 전어 등을 잡는 어민들의 중요한 생계 기반이자, 지역 관광산업과도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다.

해양수산부와 남해군은 지난 2023년 6월 세계중요농업유산(GIAHS) 등재를 위한 신청서를 제출한 이래로 전통문화·생물다양성·공동체 분야 전문가로 구성된 자문위원단과 함께 노력한 결과, 세계중요농업유산 전문가그룹 회의(2025.7.7.~8.)‘에서 죽방렴어업의 가치를 인정받아 세계중요농업유산으로 등재되는 성과를 이루었다.

죽방렴을 설치하는 광경(사진=남해군 제공)


세계중요농업유산(GIAHS)은 세계식량농업기구(FAO)가 2002년 남아공에서 열린 지속가능하 발전을 관한 세계정상회의(WSSD: The World Summit on Sustainable Development)에서 지역사회의 지속가능한 발전과 환경 적응을 통해 형성된 생물다양성 풍부한 농업 시스템을 보전하는 것을 목표로 창설한 제도이다.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과 달리 농업 활동의 지속가능성과 경관적 가치를 중시한다. 

우리나라는 지난 2014년 제주 밭담 농업이 최초로 세계중요농업유산에 등재된 이후, 청산도 구들장 관개관리(2014), 하동 차 농업(2017), 금산 전통인삼 농업(2018), 담양 대나무밭 농업(2020), 제주 해녀어업(2023), 하동‧광양 섬진감 재첩잡이 손틀어업(2023)까지 총 7개가 등재되었고, 죽방렴 어업은 우리나라에서 8번째이자 어업분야 유산으로른 3번째로 세계중요농업유산에 이름을 올렸다. 

지축해협의 죽방렴 노을(사진=섬문화연구소DB)

장충남 남해군수는 “남해 지족해협의 죽방렴 어업이 세계중요농업유산으로 등재됨으로써 우리 어업 문화의 우수성과 전통이 세계적으로 공인받게 되었다”고 밝혔다. 남해군은 죽방렴의 세계중요농업유산 등재를 계기로, 죽방렴 어업의 가치를 널리 알리고 관광과 연계한 다양한 후속 사업을 본격적으로 추진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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