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도 위의 시장 ‘파시’ 체험하며 가을 항구의 매력 속으로 

 2025 목포항구축제 26일부터 28일까지 목포항과 삼학도 일원서 개최
한규택 기자 2025-09-18 17:46:38
'파시'는 주로 바다 위에서 열리는 계절적인 어시장을 지칭한다. 한자어 '파시(波市)'는 물결 파(波)'와 '저자 시(市)'를 써서 '물결 위 시장'이라는 의미다. 파시는 특정한 어종이 많이 잡히는 성어기(盛漁期)에 어장 주변으로 어선과 상선이 모여들어 형성되었다. 그리고 이 파시가 열리는 주변 육지에 어민과 상인을 대상으로 한 다양한 상업 활동까지 활발하게 이루어졌다.

과거 목포항은 파시로 가장 유명한 항구 중의 하나였다. 목포가 서남해안의 황금어장에서 잡은 수산물을 거래하는 중심지였기 때문이다. 수백 척의 어선과 상선이 모여들어 밤새도록 거래가 이루어지면서 항구 전체가 불야성을 이뤘고, 그 여파로 파시는 단순한 시장을 넘어 항구 경제를 이끌고 도시를 발전시키는 원동력이었다. 아울러 전국에서 가장 큰 규모로 1970년대까지 활발하게 운영되던 목포의 파시는 목표의 고유하고 소중한 해양 문화로 자리잡았다. 

파시로 바다를 메웠던 1960년대 흑산도 예리항 풍경(사진=목포시 제공)


이처럼 목포의 오랜 역사와 해양 문화를 보여주는 핵심 콘텐츠인 파시를 재현하는 행사가 열려 화제다. 

목포시는 ‘2025 목포항구축제’를 오는 26일부터 28일까지 3일간 목포항과 삼학도 일원에서 개최한다고 16일 밝혔다. 

이번 항구축제에서는 목포만의 고유한 해양 문화인 파시(波市)를 담아낸 프로그램과 시민 참여 콘텐츠, 미디어아트 야간 전시까지 더해지며 낭만, 예술이 공존하는 항구의 특별한 추억을 선사할 예정이다.

2024 항구축제 당시 재현된 파시 모습(사진=목포시 제공)


목포항구축제의 가장 큰 특징은 목포항의 전통 파시 문화를 생생히 되살린다는 점이다. 과거 목포항에는 어선과 상인들이 몰려들어 불야성을 이루며 거래가 이어졌고, 이는 항구 경제와 도시 발전을 이끈 중심이었다.

올해는 푼툰(pontoon)과 바지선을 활용해 6척의 실제 어선을 정박시키고, 관람객이 직접 참여할 수 있는 ‘해상 어시장 파시’를 대표 프로그램으로 선보인다. 경매사와 전문 MC가 함께하는 전통 경매, 지역 극단이 펼치는 마당극 퍼포먼스, 그리고 수산물 직거래 체험이 어우러지며 목포항의 옛 활기를 그대로 재현한다.

또한 올해 목포항구축제는 시민 참여와 체험프로그램을 한층 강화했다. ‘시민 낚시대회’, ‘어린이 바다놀이터’ 등 남녀노소 누구나 즐길 수 있는 체험 콘텐츠가 곳곳에 마련된다. 특히 시민 낚시대회는 일반 관람객과 동별 주민이 함께 참가하는 방식으로 운영되며, 토너먼트 방식으로 진행돼 지역민의 화합을 이끌고 세대와 계층을 아우르는 대표적인 시민 참여형 프로그램으로 자리매김할 전망이다.

목포항구축제 야경(사진=목포시 제공)


낮의 활기가 저물고 밤이 찾아오면, 축제는 또 다른 매력을 선사한다. 미디어아트 바닷길과 LED 미디어 등대, 소망 캔들라이트가 어우러져 관광객에게 특별한 야간 체험을 제공할 예정이다. 또한 ‘오션달빛 시네마’, ‘100m 낭만, 항구 책 bar 다’ 등 신규 프로그램은 항구의 정취 속에서 문화와 휴식을 동시에 즐길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한다.

2025 목포항구축제는 먹거리 존 운영 방식도 대폭 개선했다. 모든 부스에 POS 결제기를 설치하고 ‘바가지 요금 근절센터’를 운영해 관람객이 안심하고 즐길 수 있는 먹거리 환경을 조성한다. 또한 다회용기를 도입해 친환경 축제를 실천하며, 지역 셰프 3인이 선보이는 특별 시식 프로그램 'ONE BITE IN MOKPO'를 통해 제철 수산물의 신선한 맛을 경험할 수 있다.

삼학도 앞 요트장과 목포항(사진=섬문화연구소DB)


축제장을 찾는 관람객의 편의를 위해 아기 쉼터, 수유실, 흡연부스, 휴게 쉼터 등을 조성하고, 교통 혼잡 해소를 위해 셔틀버스를 증차 운행한다. 또한 안전 드론과 CCTV를 활용한 안전관리 체계를 강화해 관람객들이 더욱 안심하고 축제를 즐길 수 있는 환경을 조성했다.

목포시 관계자는 “2025 목포항구축제는 전통과 현대가 어우러진 파시 콘텐츠를 비롯해 안전과 편의시설, 친환경 운영까지 세심하게 준비했다”며 “축제를 찾는 많은 시민과 관광객들이 항구도시 목포의 진정한 매력을 느끼고 체험하는 시간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전했다.
2025 목포항구축제 공식 포스터(사진=목포시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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