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로림만 안개 속의 그 섬 웅도

tbn충남교통방송 ‘섬씽스페셜- 특별한 섬이야기’ 박상건 소장 인터뷰
박상건 기자 2025-09-05 11:24:00
매주 금요일에 만나는 특별한 섬이야기 시간...박상건 섬문화연구소장 연결돼 있습니다. 

안녕하세요? 소장님? 오늘은 어떤 섬으로 떠납니까?

서산시 대산에 있는 웅도입니다. 

해안선 길이가 5㎞에 이르는 작은 섬입니다. 


웅도로 가는 길(사진=섬문화연구소DB)



웅도, 섬 이름이 특이한데 어떤 의미가 담긴 섬인가요? 주민들은 어느 정도 사나요? 


웅도(熊島)는 섬 모양이 ‘곰’을 닮아서 

한자로 ‘곰 웅(熊)’자를 써서 웅도라고 부릅니다.

그냥 곰섬이라고도 부릅니다.

지도를 놓고 보면 가로림만 한 가운데 

정말 물곰이 휘어가는 그런 모습 같습니다.

 
주민은 9월 3일 기준으로 61가구 128명이 살고 있습니다.

10년 전 55가구에 주민 180여명이 살았던 것에 비교하면

가구수는 늘었고 인구는 줄어든 셈인데요.

 
그 이유는 주민 생활 수준이 높아지면서 자녀 교육 등의 문제로 

섬을 떠난 대신 각종 바다체험이 가능하고 

섬 여행지로 접근성과 해양체험 공간이 각광받으면서

펜션 등 편의시설은 더 늘어났기 때문입니다.

 
가로림만 안에 있는 섬이군요. 그만큼 빼어난 경관을 가진 섬일 것 같은 데요?

세계 5대 갯벌인 가로림만 중심에 자리 잡은 섬으로써

조수간만의 차에 따라 육지와 연결되고 다시 섬이 되곤 합니다.

그래서 더 신비한 자연환경과 빼어난 해변경관을 자랑하는 섬입니다.

 
섬과 육지를 연결하는 300미터 길이의 잠수교가 있어서 

밀물 때 잠기고 썰물 때 길이 열리는데요.

 
어느 늦가을에 웅도로 가는 길목의 산에서 

솔방울들을 주워와 모닥불을 피워놓고

시장 갔다 돌아오는 아낙들과 쪼그려 앉아

정겹게 이야기 보따리를 풀면서 

잠수교 길이 열리길 기다리곤 했었는데요.

 
이젠 이런 추억도 올해까집니다. 연말까지 잠수교를 철거하고

바다 위로 대교를 연결합니다.

 
여전히 사람들이 많이 찾는 것은 그만큼 섬의 어떤 매력이 있기 떄문이겠죠?

어떻습니까? 섬 안의 풍경을 좀 소개해주시죠?  

네. 웅도는 행안부, 관광공사 등에서 

‘휴가철 찾아가고 싶은 33섬’으로 선정된 섬입니다.


웅도 갯벌(사진=섬문화연구소DB)


 
대산읍소재지에는 7개 섬이 있는데 유일하게 유인도입니다. 

 
섬 안에는 해안길을 따라 

해안데크 산책로가 잘 조성돼 있습니다.

중간 중간 해안산책로에 쉼터가 마련돼 있어서 전망대 역할을 톡톡히 합니다.

 
바로 앞 바다에 펼쳐진 섬과 먼바다를 조망할 수 있는

최고 전망 포인트입니다. 

나무 의자가 마련돼 있어서 

여기에 앉으면 누구나 낭만주의 여행자가 되고

시인이 되고 방랑자 철학자가 될 수 있습니다.

 
웅도 해안은 지질학적으로 선캄브리아시대 규암층 지대이기도 합니다.

선캄브리아시대는 지구 탄생 직후 가장 처음 등장하는 시기를 말하는 데요. 

지금으로부터 45억 5000만 년 전부터 40억 800만년 사이에 해당한 시기입니다. 

이 시기가 전체 지질시대의 88.2%에 해당하는데요.

 
웅도 바닷가 규암층은 

12억년 전 지질시대를 잘 보여주고 있는 것으로 평가받습니다. 

웅도 선착장에서 북서쪽으로 30미터 떨어진 지점에서 관찰할 수 있습니다.


웅도 해안 산책로(사진=섬문화연구소DB)


 
바다 풍경과 암석 등 해양 생태 환경으로도 유서 깊은 섬이군요. 

또 다른 웅도만의 멋과 자랑거리, 특징이 있다면 어떤 것들이 있을까요? 

마을 곳곳에 다양한 자연 생태가 살아 숨 쉬고 있습니다.

수령이 400년에 달하는 마을 보호수 반송이 유명한 나무인데요.

반송이란, 키가 작고 가지가 옆으로 뻗어 퍼지며 자라는 소나무를 말합니다.

 
작지만 사계절 푸르고, 부드럽고 선명한 잎사귀가 돋보인 고품격 소나무입니다.

긴 세월 성장하면서도 키를 키우지 않고 푸르름은 유지한 나무의 자태, 

그런 노송의 모습만으로도 신비한 풍경이죠. 

 
웅도 큰골 마을 서쪽 숲속에 자리하고 있습니다.

반송 그늘 아래 벤치도 마련돼 있습니다.

가던 길 잠시 멈추고, 반송처럼 앉아서 

심호흡 한번 하면서 피로도 풀고

세상 근심걱정을 다 내려놓고 

자연의 소리를 귀기울여 보세요. 

피부에 스치는 바람결도 느끼고

피톤치드를 온몸에 보듬아도 보면서 

오감으로 힐링하는 그런 웅도여행이길 바랍니다. 


해무 속 웅도 선착장(사진=섬문화연구소DB)

 
섬에 가면 아무래도 바다에서 직접 해산물도 잡고 바다 분위기도 즐기면서 

체험하는 여행을 생각하게 되는데요. 웅도에서 체험 할 수 있는 것들은 또 뭐가 있을까요?

 
앞서 암석해안을 소개했는 데요. 

웅도는 바다에서 다양한 바위 모습을 관찰 할 수 있어서 

지질학 교과서로 통합니다. 

 
이를 테면 ‘둥둥바위’라는 이름의 바위는 

물안개가 피어오르면 

구름 속에서 두둥실 떠있는 것 같다 해서 붙여진 바위입니다.

 
바위 아래서 하늘 쪽으로 바라보면

영락없는 사람 얼굴의 형상을 하고 있습니다.

세상만사 다 잊고 바다에 드러 누워 

망중한을 즐기는 김삿갓 같은 그런 모습입니다. 

 
가로림만 안은 물안개가 자주 떠오르는 곳입니다.

그래서 사진 작가들이 즐겨 찾는 곳입니다.

수묵화 같은 풍경을 좋아하는 분들은

웅도로 가서 사진 촬영이나 그림 그리기를 하면 좋을 듯 합니다. 


웅도는 조선시대 문신 김자겸이 귀양살이하면서

사람이 살기 시작한 섬입니다.

반송 소나무 기품만큼이나 여러 문화재도 남아 있습니다.

 
웅도 특산물은 낙지, 바지락, 굴, 김 입니다. 

요즘 잡히는 낙지는 연한 맛이 특징이고

바지락은 쌀뜨물처럼 희고 시원한 맛이 일품입니다.

해장국 낙지 맛은 먹어 본 사람만이 그 맛을 알죠.

 
웅도는 어촌체험휴양마을로 지정된 섬입니다.

마을투어 체험을 통해 문화재 체험은 물론 

해산물 채취 체험의 섬으로 각광받고 있습니다.


웅도 어촌체험 깡통기차(사진=섬문화연구소DB)
 


숙박, 편의시설은 넉넉한가요? 마지막으로 웅도를 가려는 사람들에게 알아두면 좋은 

정보가 있다면를 소개해주시죠?

웅도에는 민박, 펜션 등 다양한 숙박 시설이 있습니다. 

야영 캠핑도 가능합니다. 

 
웅도는 낚시 포인트가 많은 섬입니다.

초보자도 망둥어 낚시 정도는 쉽게 할 수 있고

선착장과 선상낚시를 통해 우럭, 광어, 감성돔, 장어 등을 잡을 수 있습니다

 
웅도는 2000년 초까지만 해도 소달구지를 끌고 바다로 나갔습니다.

아낙들이 바다에서 조개를 잡아 삼태기에 담아 들고 뭍으로 나오면 

어른들은 지게에 옮겨지거나

소달구지에 싣고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그 시절 모습을 재현하듯 

웅도투어 체험프로그램은 

바다로 가는 이동 수단을 경운기와 트랙터를 개조해 만든

어촌체험 깡통기차를 타고 바다로 나가는데요.

구석구석 전체 섬을 둘러보면서 다양한 어촌체험을 할 수 있습니다. 

 
갯벌체험 하면 아이들이 자주 하는 질문이

낙지 발은 몇 개예요? 라고 묻는 데요.

낙지와 문어는 8개, 오징어는 10개입니다.

 
낙지는 머리에 입처럼 보이는 깔때기로 

물을 빨아들여 호흡하고 

낙지발에 한 두줄의 빨판이 있어서 이를 내밀어

먹이를 잡거나 바위 등에 바짝 붙어서 삽니다. 

 
속담에 ‘봄 조개’, ‘가을 낙지’라는 말이 있습니다.

낙지를 ‘뻘 속의 산삼’이라고 부르고, 

‘낙지 한 마리가 인삼 한 근과 맞먹는다’는 말도 있습니다. 

가을 보양식 낙지 먹고 힘내세요.

 
* tbn충남교통방송 매주 금요일 ‘섬씽스페셜-특별한 섬이야기’ 9월 5일자 방송 분입니다.
    박상건(시인. 섬문화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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