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커스] 멸종 ‘독도 바다사자(강치)’ 세계 최초 게놈 해독

멸종 원인은 ‘남획’ 때문…해양수산부 국립수산과학원 연구성과
박상건 기자 2025-08-18 14:19:24
1970년대 이후 멸종된 것으로 알려진 독도 바다사자(강치)의 전장(全長) 게놈을 해독하고, 이를 국제학술지에 ‘독도 바다사자’라고 분명하게 명기해 게재해 주목받고 있다. 
 

해양수산부 국립수산과학원(원장 최용석)은 이 논문이 국제학술지 BMC Biology(Springer) 온라인판에 게재됐다고 밝혔다.
 
독도,동도와 서도(사진=섬문화연구소DB)


연구팀은 독도와 울릉도 지역에서 발굴한 강치의 뼛조각 16개를 대상으로 최신 고대 게놈 분석법을 적용하여, 오래되고 제한된 양의 시료와 적은 DNA 추출량이라는 물리적 제약을 극복하고 총 8.4TB(테라바이트)에 달하는 빅데이터 내에서 독도 바다사자의 전체 게놈 분석에 성공했다. 
 

게놈 분석법은 멸종한 생물의 뼛조각 등 오래된 시료에서 DNA를 추출해 정보의 진위, 손상 여부를 식별하여 유전체 정보를 복원하는 첨단 유전체 분석 기술이다.
 

분석 결과, 독도 바다사자는 약 200만 년 전에 캘리포니아 바다사자와 분리되어 완전히 다른 독립된 종으로 진화한 것을 세계 최초로 과학적으로 입증했다. 또한, 물개(Northern fur seal), 큰바다사자(Stella sea lion) 등과의 유전자 교환 흔적도 확인되어, 북태평양 해양 포유류의 진화사 연구에 새로운 단서를 제공했다.

독도강치의 서식범위(사진=국립수산과학원 제공)

독도바다사자와 물개류의 서식지,진화도(사진=국립수산과학원 제공)


특히, 이번 연구는 독도 바다사자가 멸종 직전까지도 유전적 다양성을 유지하고 있었음을 밝혀냈다. 이는 멸종 원인이 유전적 요인이 아닌 인간의 무분별한 남획 때문임을 보여주는 결과라고 할 수 있다.
 

이번 논문은 독도 바다사자의 전장 게놈을 세계 최초로 해독한 연구이며, 국제학술지 표제에 ‘Dokdo sea lion(독도 바다사자)’이라는 명칭을 사용함으로써 우리 고유의 생물자원과 독도에 대한 주권을 국제적으로 드러냈다는 데 큰 의의가 있다. 
 

또한, 이번 논문은 국외 연구자를 포함한 수과원(고래연구소, 생명공학과), 서울대공원, (재)게놈연구재단, 울산과기대(UNIST), 에이징랩 연구팀 및 러시아유럽고게놈학연구소 등 민·관·학 협력 연구의 성과로, 인공지능(AI)을 활용한 최첨단 생물정보학 기술 등 국내 미래산업의 기술 역량을 확인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했다.
 
바다사자류와 큰바다사자의 분포도(사진=국립수산과학원 제공)


독도 바다사자는 한반도를 중심으로 서식하다 일제강점기 남획으로 인해 1950~1970년대에 멸종된 해양 포유류로, 가장 비슷한 종류로는 캘리포니아 바다사자와 갈라파고스 바다사자가 있다. 국제자연보호연맹(IUCN)에 따르면, 1800년대 중반까지 동북아시아 해역에서는 약 5만 마리가 서식했지만, 1950년대에는 약 50마리로 급감했고, 1990년대에는 멸종이 공식 선언되었다.
 

최용석 국립수산과학원장은 ”이번 국제 협력 연구를 통해 독도 바다사자의 기원이 밝혀졌을 뿐만 아니라, 국제학술지에 독도 바다사자가 명기되어 우리 고유 생물종의 지리적, 역사적 전통성을 더욱 강화하는 계기가 되었다”라며, “앞으로도 우리 해역의 다양한 고유 생물종의 유전적 특성 연구를 지속해 생물 주권을 강화하고, 미래산업 기반 마련에도 기여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라고 말했다.
    박상건(시인. 섬문화연구소장)

섬TV

서정춘, ‘랑’

서정춘, ‘랑’

랑은이음새가 좋은 말너랑 나랑 또랑물 소리로 만나서사랑하기 좋은 말 - 서정춘, '랑’ 전문 팔순 고갯마루의 서정춘 시인이 제 7시집 ‘랑&rsq
박화목, '보리밭'

박화목, '보리밭'

보리밭 사이길로 걸어가면뉘 부르는 소리 있어 나를 멈춘다옛 생각이 외로워 휘파람 불면고운노래 귓가에 들려온다 돌아보면 아무도 보이지 않고저녁
日・中, 우리바다 넘본 이유

日・中, 우리바다 넘본 이유

대한민국은 3면이 바다인 해양민족이다. 늘 푸른 바다, 드넓은 바다, 3000여 개가 넘는 섬들은 우리네 삶의 터전이자 해양사가 기록되고 해양문화가 탄
(7) 푸른 하늘, 푸른 잎의 미학

(7) 푸른 하늘, 푸른 잎의 미학

봄이 왔다. 푸른 하늘이 열리는 청명을 지나 본격적인 농경이 시작되는 곡우를 앞두고 봄비가 내렸다. 농어촌 들녘마다 새싹이 무럭무럭 자라나 올 농
(7) 떠나가고 싶은 배

(7) 떠나가고 싶은 배

코로나로 모두가 묶여 있은 세상. 떠나고 싶다. 묶인 일상을 풀고 더 넓은 바다로 떠나고 싶다. 저 저 배를 바라보면서 문득, 1930년 내 고향 강진의 시인
(6) 호미와 삽

(6) 호미와 삽

소만은 24절기 가운데 여덟 번째 절기다. 들녘은 식물이 성장하기 시작해 녹음으로 짙어진다. 소만 무렵, 여기저기 모내기 준비로 분주하다. 이른 모내
이육사, ‘청포도’

이육사, ‘청포도’

내고장 칠월은청포도가 익어 가는 계절 이 마을 전설이 주절이 주절이 열리고,먼 데 하늘이 꿈꾸며 알알이 들어와 박혀, 하늘 밑 푸른 바다가 가슴을
박상건, '꿈꾸는 격렬비열도'

박상건, '꿈꾸는 격렬비열도'

망망대해 그 너머연사흘 흰 거품 물고 칠천만 년 꾹꾹 눌러 둔 고독이 마침내 폭발하더니만, 깊고 깊어 푸른 그 그리움 더 어쩌지 못하고 파도소리 뜨
유안진, ‘지란지교를 꿈꾸며’

유안진, ‘지란지교를 꿈꾸며’

저녁을 먹고 나면 허물없이 찾아가차 한 잔을 마시고 싶다고 말할 수 있는 친구가 있었으면 좋겠다.입은 옷을 갈아입지 않고 김치냄새가 좀 나더라도
그 섬에 다시 갈 수 있을까

그 섬에 다시 갈 수 있을까

아마추어 사진동호회의 총무, K의 전화를 받은 건 며칠 전이었다. 모처럼의 통화였지만 K의 목소리는 어제 만나 소주라도 나눈 사이처럼 정겨웠다. &ldqu
하와이 제도 <7> 하와이 아일랜드

하와이 제도 <7> 하와이 아일랜드

하와이 아일랜드는 하와이 제도에서 가장 크고 제일 어린 섬이다. 빅 아일랜드라는 별명에 걸맞게 다른 하와이의 섬들을 모두 합친 것보다 거의 두 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