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동영 장관 후보자는 남북 교류 기반을 대중적으로 확장한 상징적 인물이다. 개성공단 출범 준비, 남북 철도 연결 등 가시적 성과를 일궜다. 남북 스포츠 교류를 적극 추진해 2004년 그리스 아테네 올림픽에서 역대 두 번째로 남북 선수단이 한반도기를 들고 공동 입장했다. 2005년 인천아시아육상선수권 대회에는 북한 선수단이 참여했다. 북한 선수단이 남한에서 개최한 국제대회에 참석한 것은 2002년 부산 아시안게임 이후 3년 만이었다.

지난 4월에 발간된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2025년 1분기 <통일 여론·동향>에 실린 통일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우리 국민들의 ‘통일이 필요하다’는 응답은 67.9%로 직전 분기보다 2.3%p 소폭 상승했다. 통일을 해야 한다면 가장 큰 이유로 ‘전쟁 위협 해소’(29.4%)와 ‘경제 발전’(28.7%)을 선택한 비율이 여전히 우세했다.
우리 정부가 가장 중점적으로 추진해야 할 통일·대북정책 과제로 ‘남북대화 재개 및 교류협력 강화’(35.5%), ‘대북 제재·억제 등 안보태세 강화’(30.8%), ‘북한 비핵화 등 북핵문제 해결’(16.4%), ‘국민 통일의식 함양 및 통일공감대 확산’(12.0%) 순으로 나타났다.
이 여론조사는 민주평통이 여론조사 전문기관 글로벌알앤씨(주)에 의뢰해 3월 21일부터 23일까지 3일간 전국 만 19세 이상 성인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코리아타임스>가 6월 4일부터 양일간 성인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에서도 국민의 과반수가 남북대화의 재개를 희망했다. 응답자의 29%가 ‘남북 협력과 인도적 지원 확대’를 가장 필요한 대북정책 과제로 꼽았다. 26%는 ‘비핵화 협상 재개’를 바라고 있었다.
2005년 노무현 대통령은 정동영 후보자를 통일부 장관직과 NSC 상임위원장직을 겸직시켰다. 이로써 참여정부 내 남북 및 안보분야에 포괄적 책임자가 됐다. 그해 6월 17일 정동영 장관은 노무현 대통령의 특사자격으로 방북, 노 대통령의 구두친서를 전하고 김정일 위원장과 단독 면담을 가졌고 6자회담 및 남북관계 전진에 대한 방안을 논의 후 귀경했다.
단독면담은 2005년 오전 11시부터 2시간30분간 이뤄졌다. 귀경 후 정동영 장관은 언론과 인터뷰에서 “할 말을 다 하고, 또 서로가 경청하면서 허심탄회한 대화를 나눴고 서로에게 부정적으로 비칠만한 얘기는 한 마디도 없었다”고 말했다.
당시 면담 때 김정일 위원장은 노무현 대통령에 호의적 느낌을 전하면서 김대중 전 대통령에게도 각별한 안부를 당부했는데, “좋은 계절에 김 전 대통령을 북한으로 초청하겠다”고 정동영장관에서 약속했다. 정동영-김정일 면담은 오후 3시50분까지 오찬을 함께 하며 이어졌다.
김대중, 노무현, 이재명 정부의 통일정책을 고루 경험한 정동영 통일부장관이기에 새로운 남북 해빙시대가 열릴지 국내외 관심이 증폭되고 있다.
박상건(언론학 박사. 동국대 언론정보대학원 겸임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