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월도는 서산A·B 지구 방조제 길을 따라 간다. 서산A지구는 서산 간월도에서 홍성 궁리항까지 1979년 8월에, 서산B지구는 서산 창리항에서 태안 당암포구까지 1982년 10월에 개통했다.조류가 빠른 곳에 폐선을 가라앉혀 바다를 막는 일명 정주영 공법으로 불리는 VLCC 방식에 의한 세계 최초 물막이 공사에 성공한 방조제이다. VLCC(Very Large Crude Carrier)란, 초대형 원유 운반선을 말한다. 방조제 길이는 A지구가 6458m, B지구가 1228m 총 길이 7686m에 이른다.
방조제 길은 천수만 철새도래지와 드넓은 평야, 툭 트인 바다 풍경을 마주한다. 서산A·B지구방조제를 거쳐 홍성 남당항에 이르는 천수만 자전거길은 행정안전부가 ‘아름다운 자전거길 100선’ 중 한 곳으로 선정한 곳이다. 서해랑길 걷기 코스 구간이기도 하다.
방조제로 연결돼 바다와 육지의 각각의 다른 풍경들을 볼 수 있다. 육지 쪽은 넓은 간척지와 담수호로 이뤄진 4700만 평의 천수만이다. 노랗게 익은 벼와 갈대숲 나부끼는 모습은 그대로 한 폭의 풍경화이다. 담수호에는 물새우, 붕어, 잉어 등 다양한 물고기와 조개류가 서식한다.천둥오리, 흰뺨오리, 쇠어리 그리고 천연기념물 201호인 큰고니를 비롯 기러기, 원앙새, 희귀새인 황오리 등이 떼로 하늘을 나는 모습이 장관이다. 매년 50만 마리 철새가 찾는 세계적 철새도래지이다. 담수호를 따라 이어진 비포장 둑길은 새소리와 일렁이는 물결을 동무 삼아 걷는 한적한 힐링코스이다.
천수만이 세계적인 철새도래지로 철새를 조망하는 프로그램도 운영한다. 탐조대가 마련돼 있고 철새관련 사진전도 열고 있다. 천수만의 역사와 철새도래 현황, 박제자료 등을 전시 중이다. 여행객들은 투어버스를 타고 도래지역을 찾아 탐조투어를 할 수 있다. 매년 수십만 명의 관광객이 이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있다. 프로그램은 철새맞이 탐조기행, 천수만생태관 관람, 체험마당, 장터마당 등이 있다.
그 다음으로 바다 풍경은 간월도 대표 여행지는 간월암을 꼽을 수 있다. 서산9경 중 세 번째 풍경인 3경에 해당한다. 간월암은 바다 건너 솔숲과 사철나무로 둘러싸인 암자가 있는 섬이다. 썰물 때 걸어서 갈 수 있고 밀물 때는 쪽배를 타고 건넌다.
간월암은 우리나라 귀중한 고사찰로 원효대사가 지은 5대 도량 가운데 하나이다. 고려 말 무학대사가 오랫동안 수행을 했었는데, 무학대사는 어느날 유난히 밝은 바다 위 달빛을 보고 불도를 깨달았다고 한다. 그래서 한자로 볼 간(看) 달 월(月)자를 써서 간월암이라고 부른다.
바다 위에서 간월도를 전체를 바라보는 스카이워크가 핫플레이스이다. 간월도 스카이워크는 충남도가 ‘2025-2026 충남 방문의 해’를 맞아 야간 관광명소 중 하나로 선정한 곳이다. 낮에는 천수만과 간월암을, 해질 무렵엔 붉게 물든 노을과 야경을 조망할 수 있다. 바다 위 테크 길을 걸어가면 끝 지점에 원형 조형물이 있다. 이 조형물 원 안으로 간월암으로 들어서고 이를 배경으로 인증샷을 찍는 포토존이다. 이 촬영 지점은 마치 동해안 양양 낙산사 홍련암, 의상대 일출 장소를 떠올린다. 그렇게 서해 일몰 풍경을 담는 인기 전망 포인트이다.
바닷가 어느 횟집에서든 회 한 접시, 분위기 있는 카페에서 차 한잔 마시며 바다뷰를 즐길 수 있다. 특히 간월도 대표 특산품인 어리굴젓은 아주 유명한 음식이다. 어리굴젓은 서산을 대표하는 9가지 음식인 ‘서산 9미’ 중 두 번째에 해당하는 서산2미로 꼽힌다.
어리굴젓은 고려말부터 알려지기 시작해 조선시대 진상품으로 대접받았다. 어리굴젓은 어린 굴을 뜻하는데, 어릴 때는 돌과 바위틈에서 자라다가 다 자라면 돌과 바위에서 떨어져나와 토굴로 변한다. 이때 굴을 채취한 굴로 굴젓을 담근다. 토굴이라 함은 갯벌에서 자라는 굴조개를 말한다. 토화라고도 부른다. 갯벌 돌멩이에서 자라는 굴은 석화라고 부른다.
어리굴젓은 껍질에 배어든 매큼시큼하다고 표현할 정도로 독특하다. 생굴회로 먹거나 굴물회, 굴무침, 굴밥, 굴국, 굴전 등으로 먹는다. 굴로 만든 굴밥이 많이 찾는 메뉴인데, 굴밥은 굴을 쌀과 함께 참기름을 넣어 밥을 짓고 그 밥에 각종 야채와 양념장을 넣어 비벼 먹는니다. 쌀과 함께 익은 굴의 은은한 향, 육질의 감칠 맛, 깔끔한 뒷맛이 특징이다. 굴은 단백질과 칼슘, 철분, 비타민 A·B·C 등이 풍부하다. 찬바람 부는 요즘 건강식으로 안성맞춤이다.
간월도 식당에서는 갓 잡은 새조개도 추천 메뉴 중 하나이다. 조개 속살이 새의 부리를 닮았다고 해서 새조개라고 부른다. 데쳐 먹을 수도 있고 구워먹을 수 있고, 국물을 우려내 칼국수로도 먹는다.
굴의 고장인 간월도에서는 매년 음력1월 15일 어리굴젓 기념탑 앞에서 굴 풍년을 기원하는 간월도 굴부르기제 축제가 열린다. ‘굴부르기’라는 뜻은 많은 굴이 붙어 오라고 뜻이다. 독경하는 사람이 앉아서 북이나 양판을 두드리며 경을 읽으면 주민들은 앉아서 “대풍을 이루게 하여 주시옵소서.”라고 염원한다.
매년 10월 어리굴축제도 여는데, 바지락 캐기 등 갯벌체험, 대하 전어를 잡는 맨손물고기잡기, 어리굴젓 시식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선보인다.
간월도는 굴이 유명한 넓은 갯벌지역이어서 그만큼 조개 잡고 갯벌 체험을 즐기려는 사람들에게 안성맞춤이다. 낮에는 조개잡이체험을 하고, 밤에는 해루질하기에 좋다. 해루질은 봄, 가을이 적기인데 가을은 9월부터 11월이 좋다. 이 시기에 다양한 해산물을 만날 수 있고 날씨도 비교적 온화한 편이다. 옷은 긴팔, 긴바지가 좋고 이왕이면 방수가 되는 의류와 여벌옷을 준비해서 바다에서 체온 유지에 각별히 신경써야 한다.
조개잡이, 해루질 포인트를 정리하면, 간월암 앞바다는 바지락, 고동, 낙지가 잘 잡히고 갯벌체험 중 노을을 감상할 수 있다. 방조제 쪽은 바지락, 고동, 게가 많이 잡히고 밤에 낙지를 잡을 수 있다. 선착장 주변은 해삼, 멍게가 주로 잡힌다.
조용히 산책하기에 좋은 코스로는 어선이 출렁이는 적막한 간월항, 무심히 걷는 것만으로 좋은 방파제와 빨강등대가 영화처럼 펼쳐진다. 바다뷰가 아름답게 펼쳐지는 카페도 마치 영화 세트장처럼 잘 꾸며져 있고, 바닷가에 캠핑장도 마련돼 있다.
간월도를 찾는 사람들이 옆 마을 창리라는 포구마을도 즐겨 찾는다. 간월도 사람들은 방조제가 생기기 전까지는 창리 포구에서 배를 타고 오갔다. 간월도로 가는 유일한 포구였던 셈이다. 간월도가 갯벌을 주로 삶터로 삼는다면 창리 사람들은 낚시를 주로 해왔다. 그래서 지금도 낚시꾼들이 즐겨 찾는 포구이다. 좌대낚시, 선상낚시, 방파제 낚시 등 다양한 낚시를 즐길 수 있다. 주 어종은 우럭, 광어, 농어, 돔이다.
창리는 방조제가 생긴 후에도 간월도 관문 역할을 하고 있다. 앞 바다에 아담한 무인도 토끼섬이 한 풍경을 한다. 갈매기들이 깃발 나부끼는 목선에서 쉬거나 갯펄에서 먹이를 쫓는 장면도 볼거리이다. 창리는 서해랑길 64-1 걷기 시발점이고, 견학코스인 현대서산농장 입구다.
그 밖에 주변의 가볼만한 여행지는 서산A지구 방조제를 타고 가면 승용차로 10분 거리에 홍성 궁리항, 20분 거리에 남당항이 있다. 사시사철 싱싱한 해산물을 만날 수 있는 포구들이다.
서산B지구 방조제를 따라가면 10분 거리에 태안 당암포구가 있고 이 길은 안면도로 이어진다.
10월 25일 10시부터는 제22회 태안해변길 걷기대행진이 안면도 해안길 따라 진행한다. 가을 해안길 걷기여행을 즐기고 싶다면 참고할만 하다.
* 이 기사는 충남교통방송 ‘섬씽 스페셜, 특별한 섬이야기’(2025.10.25. 08:10)에도 방송됐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