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이 감추어놓은 신비의 섬 ‘풀등’과 예술의 특별한 만남

한규택 기자 2025-09-09 17:19:29
풀등은 ‘풀치(광대한 모래섬)‘라고도 불리는데, 썰물이면 3~5시간 보였다가 밀물이 들면 이내 사라지는 섬(하벌천퇴)을 섬사람들이 부르는 이름이다. 풀등은 뭍도 아니고 바다도 아닌 모래섬이다. 

풀등은 강 하구에서 오랜 세월 퇴적된 모래가 파도와 바람에 의해 바다 한가운데로 이동하고 쌓여서 형성된다. 밀물 때 바닷물에 잠겼다가 물이 빠지면 바다 한가운데 사막과 같은 모래섬이 나타나서 신비로운 풍경을 연출한다. 또 끊임없이 움직이는 바다의 물결과 바람에 따라 날마다 다른 모양과 넓이를 드러낸다. 

인천 옹진군 선재도와 목섬을 이어주는 풀등 모습(사진=인천관광공사 제공)


풀등의 크기는 썰물 때 길이 약 7~5km, 폭 1km 내외로 드러나며, 면적은 약 30만~100만㎡ 정도이다. 국내 최대 규모의 풀등은 대이작도에서 나타나며 그 면적은 그 면적이 약 991,000㎡(약 300,000평)에 달한다.

풀등은 그 자체만으로도 하나의 생태계를 이루고 있다. 대형 저서동물 185종 등 다양한 생물이 서식하고 썰물 때 풀등의 웅덩이에서 꽃게, 새우, 광어 등도 잡을 수 있다. 풀등은 꽃게와 넙치 등 해양생물의 서식 및 산란지이고 풀등 주변 해역은 소라, 굴, 피조개, 광어 등 수많은 생명이 살아가는 해양생태계의 보고이다.

풀등에 쌓인 모래는 파도를 막아 해양생물들에게 안정적인 서식처를 제공하고 새들에게는 쉬어가는 휴식처가 된다. 또 풀등은 바다 한가운데 파랑 에너지를 감소시켜 태풍이나 해일 같은 외부의 힘을 차단하는 섬의 방파제 역할을 담당한다. 

이작도 풀등 샌드아트(사진=인천관광공사 제공)


이런 풀등을 섬 관광 활성화와 새로운 문화적 활력을 불어넣기 위한 ’풀등 예술제‘ 행사가 개최되어 화제다.

인천관광공사와 옹진군은 오는 13일부터 14일까지 이틀간 옹진군 선재도에서 ‘2025 선재도 풀등 예술제’를 개최한다고 9일 밝혔다. 

올해 처음 열리는 이번 행사는 썰물 때만 모래톱이 드러나는 ‘풀등’ 위에서 열리는 국내 최초 예술제로 관광객들이 선재도의 독특한 자연경관을 직접 체험하며 즐길 수 있는 프로그램을 선보인다.

행사의 하이라이트는 풀등 위에서 펼쳐지는 아트 서커스와 실시간 모래조각 퍼포먼스다. 관람객이 함께 참여할 수 있는 프로그램으로 1년에 단 한 번 경험할 수 있는 특별한 순간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또 바다와 함께 살아온 선재도 주민들의 이야기에 예술가들의 상상력을 더한 예술작품도 선보인다. 주민들이 사용하던 갯벌경운기 12대와 갯벌체험 트랙터가 예술작품으로 재탄생해 전시될 예정이다.

선재도 목섬 밀물 전경(사진=섬문화연구소DB)
선재도 목섬 썰물 전경(사진=섬문화연구소DB)


선재도 목섬을 조망할 수 있는 목섬 전망대에서는 행사 기간 동안 하루 두 차례 버스킹 공연이 열린다. 재즈, 어쿠스틱, 밴드음악 등 예술제 분위기에 어울리는 라인업으로 선재도를 색다르게 경험할 수 있다. 특히 저녁 6시부터 시작되는 2부 공연은 선재도의 석양을 배경으로 하는 ‘노을 버스킹’이 펼쳐진다.

선재도 특산물인 바지락을 듬뿍 넣은 바지락전을 저렴하게 맛볼 수 있는 먹거리 장터도 운영된다. 또 실속 있는 여행을 위해 인천e지앱에서 ‘선재 패스’ 쿠폰을 내려 받으면 행사 이후에도 인근 카페, 음식점, 숙박시설 등을 할인받아 이용할 수 있다.

행사 관련 자세한 정보는 공식 인스타그램(https://www.instagram.com/seonjaedo_/)에서 확인할 수 있다.

선재도 풀등 예술제 공식 포스터(사진=인천관광공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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