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양문학

[유배지 섬을 찾아서] 최익현, 정약전의 유배지 흑산도

[유배지 섬을 찾아서] 최익현, 정약전의 유배지 흑산도

목포항을 떠난 여객선이 다섯시간 남짓 달려와 머무는 곳. 배도 숨이 가빠 헐떡거리고, 배에 탄 사람들도 모두 기진맥진한 모습들이다. 전남 신안군 흑산면 흑산도. 목포에서 100여 킬로미터 쯤 떨어진 서남해의 외딴섬이다. 지금은 쾌속정으로 두 시간이면 닿을 수 있는 곳이지만, 120여 년 전 유배객 면암 최익현(1833 ~ 1906 勉菴 崔益鉉)은 물을 떠난지 꼭 7일만에 이 섬에 당도했
박상건 기자 2020-09-25 08:58:07
[동화로 읽는 섬이야기] 비응도, 해당화 지다(4편)

[동화로 읽는 섬이야기] 비응도, 해당화 지다(4편)

장난으로 시작한 호기심은 점점 짙어갔다. 이 번 기회에 명탐정 실력을 한 번 발휘하고 싶었다. 할머니는 갓난아기를 안 듯 보따리를 안고 우리를 앞질러 걸어가고 있었다. 엄마와 나는 바짝 뒤따라갔다. “왜, 보따리를 목욕탕까지 들고 왔을까?” “글쎄, 참 별스럽네.” 엄마는 알 수 없다는 표정을 지었다. 할머니의 보따리에 대한 집착은 계속되었다. 식사 때
박월선 기자 2020-09-23 14:14:28
[동화로 읽는 섬이야기] 비응도, 해당화 지다(3편)

[동화로 읽는 섬이야기] 비응도, 해당화 지다(3편)

장난으로 시작한 호기심은 점점 짙어갔다. 이 번 기회에 명탐정 실력을 한 번 발휘하고 싶었다. 할머니는 갓난아기를 안 듯 보따리를 안고 우리를 앞질러 걸어가고 있었다. 엄마와 나는 바짝 뒤따라갔다. “왜, 보따리를 목욕탕까지 들고 왔을까?” “글쎄, 참 별스럽네.” 엄마는 알 수 없다는 표정을 지었다. 할머니의 보따리에 대한 집착은 계속되었다. 식사
박월선 기자 2020-09-15 12:34:12
[유배지 섬을 찾아서] 고려시대 유배지 전남 진도

[유배지 섬을 찾아서] 고려시대 유배지 전남 진도

보배 진(珍)자에 섬 도(島). 진도는 그러니까 ‘보배섬’이라는 뜻이다. 과연 보배를 많이 지니고 있는 섬임에 틀림없다. 유명한 진돗개와 진도아리랑, 삼별초, 이순신장군의 명량대첩, 유배문화를 꽃피운 시ㆍ서ㆍ화의 고장, 바다가 갈라지는 모세의 기적. 이렇게 많은 보배들 때문에 진도는 꽤 유명세를 치르고 있으나, 막상 진도에 가보니 아직도 오염이 덜된 섬답게 포
박상건 기자 2020-09-03 15:35:21
[동화로 읽는 섬이야기] 비응도, 해당화 지다(2편)

[동화로 읽는 섬이야기] 비응도, 해당화 지다(2편)

다음 날에도, 할머니는 품속에 보따리를 안고 거실로 나왔다. 눈을 동그랗게 뜬 엄마의 눈과 내 눈이 마주쳤다. 엄마가 몸을 내 앞으로 기울이며 어깨를 으쓱 들었다. 영문을 모를 때 하는 몸짓이다. ‘저 속에 무엇이 들어있을까?’ 엄마를 따라 나도 어깨를 으쓱했다. 궁금했다. 말없이 앉아 있는 할머니를 흘낏 곁눈으로 보았다. “어머니 그렇게 앉아 계시지만 말고
박월선 기자 2020-09-01 09:57:16
[출판 여행] 송종찬 시인 ‘시베리아를 건너는 밤’ 출간

[출판 여행] 송종찬 시인 ‘시베리아를 건너는 밤’ 출간

존재의 근원적인 감각을 채집하면서 이 세계의 구원과 혁명의 가능성을 묻는 데 각별한 관심을 보여 온 송종찬 시인이 맛깔스러운 문장이 돋보인 산문집을 펴냈다. ‘시베리아를 건너는 밤’이라는 제목으로 삼인 출판사에서 펴낸 이 책은 첫 장부터 흡인력이 대단했다. 프롤로그에서 “안가강 위로 동이 떠오르며 새벽안개가 서서히 걷히기 시작했다. 창문을 여니
박상건 기자 2020-02-13 10:29:06
[동화로 읽는 섬이야기] 비응도, 해당화 지다(1편)

[동화로 읽는 섬이야기] 비응도, 해당화 지다(1편)

방조제 사업 때문에 할머니가 우리 집으로 올라오셨다. 할머니는 낡은 가방 두개와 작은 보따리를 내 방 한쪽에 내려놓았다. 엄마는 몹시 당황했다. 물론 내게도 충격적이었다. 내 방이 없어지게 생겼으니까. “아니, 어머니 연락도 없이 무슨 일이예요?” 할머니는 ‘끙’ 짧은 신음 소리를 냈다. 그러고는 방바닥에 벌렁 드러누웠다. 더 이상 말을 못하고 엄마는 거
섬관리자 기자 2019-12-22 14:3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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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TV

박상건, '꿈꾸는 격렬비열도'

박상건, '꿈꾸는 격렬비열도'

망망대해 그 너머연사흘 흰 거품 물고 칠천만 년 꾹꾹 눌러 둔 고독이 마침내 폭발하더니만, 깊고 깊어 푸른 그 그리움 더 어쩌지 못하고 파도소리 뜨겁게 퍼 올려등대 불빛을 밝히는서해 끝 섬 온몸 뒤틀며 태어난 기억파도소
유안진, ‘지란지교를 꿈꾸며’

유안진, ‘지란지교를 꿈꾸며’

저녁을 먹고 나면 허물없이 찾아가차 한 잔을 마시고 싶다고 말할 수 있는 친구가 있었으면 좋겠다.입은 옷을 갈아입지 않고 김치냄새가 좀 나더라도흉보지 않을 친구가 우리 집 가까이에 있었으면 좋겠다. 비 오는 오후나 눈
송수권, ‘시골길 또는 술통’

송수권, ‘시골길 또는 술통’

자전거 짐받이에서 술통들이 뛰고 있다풀 비린내가 바퀴살을 돌린다바퀴살이 술을 튀긴다자갈들이 한 치씩 뛰어 술통을 넘는다술통을 넘어 풀밭에 떨어진다시골길이 술을 마신다비틀거린다저 주막집까지 뛰는 술통들의 즐거
서정춘, ‘랑’

서정춘, ‘랑’

랑은이음새가 좋은 말너랑 나랑 또랑물 소리로 만나서사랑하기 좋은 말 - 서정춘, '랑’ 전문 팔순 고갯마루의 서정춘 시인이 제 7시집 ‘랑’을 펴냈다. 시집은 39쪽에 작품 31편 뿐이다. 작품들 역시 10행 미만으로 짧
박화목, '보리밭'

박화목, '보리밭'

보리밭 사이길로 걸어가면뉘 부르는 소리 있어 나를 멈춘다옛 생각이 외로워 휘파람 불면고운노래 귓가에 들려온다 돌아보면 아무도 보이지 않고저녁놀 괸 하늘만 눈에 차누나박화목, ‘보리밭’ 전문 괜스레 “외로